2009년 복잡계 컨퍼런스 정리

discussion

지난 11월 28일, 간만의 휴일을 함께 보내지 못함으로 인한 아내와 아이들의 아쉬운 눈빛을 등뒤에 꽂았다.
올해로 4번째.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 매번 이래저래 미루다 나선 길이었다.
카메라 한대와 편한 청바지, 오랜 만에 느껴보는 가벼운 발걸음, 등뒤에 느껴지는 시선이 즈려 밟혀 마음은 시렵다.


컨퍼런스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지면으로만 뵙던 분들, 오랫 동안 못 뵈었던 분들을 만나뵙고 싶은 마음이 컸다.
이 분야 플레이어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모임이 아닌가?

늦게 도착하여, Opening은 이미 끝나 있었고 Track1 첫번째 Session으로 갔다. 기조연설을 하셨을 강병남 교수님이 맨 뒷자리에 앉아 계신 것이 보였다.

2004년 대학원 경영학과 시절, SNA를 알고 나서 이리저리 찾다가 물리학과 강병남 교수님 연구실에 찾아 갔던 기억이 났다. “경영학에 SNA를 접목하기 위해 물리학에서 뭔가 배우고 싶다”는 것이 요지였는데, 철없는 시도라 하지 않으시고, 도전을 칭찬하시며 물리학 박사과정 선배 한분을 소개시켜주셨다. 교수님 수업 (통계물리;;)은 몇 번 청강하다가 포기하기는 했지만, 그 후 알고 지내던 물리학과 후배들과 이야기나누며 물리학에서의 네트워크 관련 연구의 방식이나 흐름을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교수님을 뵈니 이런 기억이 떠올랐다.

참석한 각 Session별로 개인적인 생각과 배운 바들을 정리해 본다.
내용 요약이나 인용은 현장에서 배포한 요약집을 참고했다.

I. Session 1: Track 1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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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동통신 데이터를 이용한 인간 움직임의 이해 (박주용, 이덕선, M.C.Gonzalez, A.-L.Barabasi)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갈수록 데이터의 양이 많아지고, 질이 높아지며, 데이터가 쌓이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다. 데이터 분석이 문제다.
– “~ 인간들은 제한된 행동 반경(Radius of Gyration) 안에서만 움직인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입자 운동의 고전적 모형인 마구잡이 걷기(Random Walk)나 레비 비행(Levy Flight)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중요한 사실을 밝혔다. 이로써 ~”
관련 논문 구글링

2. 양면시장에서 플랫폼 경쟁에 관한 진화게임 모형 (김도훈)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Stackelberg Competition을 전제로 한 가입게임(subscription game) 관점에서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을 모형화
– NHN, Daum 같은 플랫폼 사업자들의 전략적 행동 설명

3. 정보확산도를 고려한 의견동역학 모델과 그 응용 (신재균)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사회 현상을 공학적으로 접근하려는 시도
– “의견동역학은 초창기 임의의 의견분포도를 가진 개인들이 일련의 토론과정을 통하여 전원일치로 갈 것인지 아니면 분산된 형태로 남아 있을 것인지를 다루거나, 혹은 한 곳에서 시작된 소문이 전 사회로 퍼질 것인가 아니면 소멸할 것인가 등의 문제를 다룬다. ~ ”

토론자로 발표하신 이기홍 교수님 (한림대 사회학과)

직접 뵌 것은 처음이다. 예전에 전화통화 했던 때가 있었는데, SNA에 대한 넘치는 관심이 목소리만으로도 느껴져 반가웠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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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Session 2: Track 2 참석 – Session2 부터 Track 2에서는 대학원생 논문 경진대회 맥락으로 발표 진행==

사회자 장덕진 교수님 (서울대 사회학과)

바로 옆에 계신데도 자주 뵙지 못한다. ‘오랜 만에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진행도 부드럽고, 참석하신 분들의 관심도 많았다. 재미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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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투데이 사례분석을 통한 마이크로 블로그에서의 네트워크 형성과 메시지 확산 (김형규, 신현석, 오영민, 심인수, 정재승, 김효동)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친구관계와 댓글’로 관계를 정의하여 네트워크 구성
– 여러 노드를 거치게 되는 Flow 개념의 ‘메시지 확산’을 두 개 노드 쌍방간에 맺어지는 ‘친구관계’를 통해 파악, ‘친구관계’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라면 ‘메시지 확산’ 보다는 ‘네트워크의 구조적 특징 파악’에 초점을 두는 것이 더 적당했을 듯.
– ‘메시지’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연어 분석”을 거쳐야 하는 바, 메시지 자체에 메타 정보를 담고 있는 트위터의 경우가 “메시지 확산” 연구를 위해 더 적절한 분석용 데이터가 되지 않겠는가 했던 한상기 교수님의 코멘트에 공감.

2. Creative 2.0 시대 창출을 위한 문화 콘텐츠 생태계 구축 방안에 관한 연구 (류준호, 윤승금)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문화콘텐츠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생산자 (지식의 생산자, 기술의 생산자)의 존재.
– 발표 중에, 인용을 통해 ‘웹 생태계의 경우 1%의 생산자, 9%의 Broker, 90%의 관람자가 존재한다’는 이야기에서 많은 생각.

3. 온라인 게시판에서 발생하는 Burst 현상 (이덕재)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새로운 이슈 발생’이라는 외부 요인을 제거하고, 게시판 내부 동역학 만으로도 Burst가 발생할 수 있다.
– 그 동역학을 특징하는 Constant는 “0.7”이다.
– 특정 현상의 본질을 Constant로 제시하고자 하는 이론 물리학의 전형적인 연구인 듯.
–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는 발표자의 직관적 설명이 좋았다.
– 최우수 논문상 수상함.

각 발표자에 대한 예리한 질문으로 발표장 분위기를 팽팽하게 만들어주신 KAIST 문수복(지정 토론자), 한상기 교수님께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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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Session 3: Track 2 참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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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주식가격 분석을 통한 기업 네트워크의 구성 및 분석 (김영도, 정하웅)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상장기업간 주식가격의 시계열 변화 인과관계를 Transfer Entropy로 수치화하여 기업간 링크 Weight로 사용함.
– 네트워크를 구성한 뒤에 일정조건으로 링크를 추출한 후, Community 분석으로 Clustering, 각 Cluster의 특징을 설명함.
– 주식시장에서의 기업간 관계를 시계열 데이터 영향관계로 보고, 구체적인 측정 measure를 제시한 점이 좋음
– 하지만, ‘링크’의 정의가 복잡하면, 네트워크 분석 결과에 대한 해석의 명확화를 어렵게 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함.

2. Aggregate Instability under Habit Formation and Fiscal Policies (이현옥)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가정: 외적습관은 경제 내의 타인들의 평균적인 소비에 의해 동태적으로 형성
– 가정: 정부는 소비세를 부과하며 정부의 수입을 생산적인 공공재를 제공하는데 지출
– 장기적인 균형을 위한 무수히 많은 전이경로의 존재를 밝힘
– 외부적인 쇼크없이 경제 주체들의 합리적인 기대에 의한 자가실행적인 믿음에 의해 내생적 경기변동이 가능함 설명

IV.Session 4: Track 1 참석 ================

1.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을 위한 복잡계 모형 구축 (원동규, 유선희, 권오진, 이방래)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가축질병 방역을 위한 예찰 모형 프레임워크 제시
– 제시한 프레임워크를 국내 AI 사례에 적용하여 적용가능성 타진
– 구체적인 데이터, 분석방법 및 결과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아쉬움

2. 복잡계 관점에서 본 글로벌 금융위기의 촉발과 확산 (채승병, 김창욱)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경제 주체간 글로벌 네트워크 긴밀성 및 행위자 동조성 확대는 전체 네트워크 효율화를 촉진
– 그러나, 위기 시에는 이러한 특성이 임계지대 도달속도를 높혀 전체 금융시스템의 vulnerability가 증가됨
– 데이터에 근거한 구체적인 모델 검증 필요

V. 집담회 참석 =====================

신종플루의 확산 및 방지

Panels

– 복잡계/네트워크 : 정하웅(KAIST 물리), 류근춘(보건사회연구원), 한상기(KAIST 문화기술대학원)
– 보건/의료/정책 : 박용순(중앙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박은숙(세브란스 감염관리), 이만우(국회 입법조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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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복잡계/네트워크 분야 패널들과 보건/의료/정책 분야 패널들이 제시하는 이슈가 서로 달라 이야기가 집중되지 못함
– 직접 뵌 것은 처음이었는데, 패널들의 이야기를 요약하고 진행을 이끌어 가신 김용학 교수님의 촌철살인이 인상적이었음.
– ‘구글이 검색어 발생 빈도를 토대로 전염생 발생현황을 파악하는 것’에 대한 정하웅 교수님 이야기가 좋았음.

IV. 전체적으로…

Words, Sentences and Personal Insights.

– 물리/경제/사회/경영 등 각 분야에서 제시하는 복잡계 이슈들의 맥락이 달라 서로 간 정교한 이해에 어려움이 있음
– 각 이슈를 풀어나가는 방법론도 상이하여 심도있는 논의의 장이 되기는 어려움
– 타 분야 이슈들을 어깨너머로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고 자극을 받기에는 좋은 기회임
– “복잡계”라는 이름으로 고민을 하는 여러 분야의 연구자가 만나 같은 동지로서 누리는 즐거움이 있음.
– 개인적으로는 SNA에 관심이 있어서 Sunbelt와 같은 좀 더 집중된 논의의 장이 필요함을 느낌
– 많은 분들을 만나서 좋았음

늘 직관을 던져주며 배움을 주시는 교수님들, 회사에서 같이 일하며 연을 맺었던 분, 얼마 전 교육을 통해 연을 맺고 보고서를 만들어 내신 분,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만났었던 분 등 모두가 도전을 멈추지 않는 열정이 넘치는 분들이다. 이 분들을 알고 이 분야에서 함께 머물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고 즐겁다.

이 글은 2009년 12월 11일 Fri. 10시에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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